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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현대의 성공 공식, 더현대 부산은 에코델타시티를 어떻게 바꿀까?

에코델타시티 더 현대

백화점의 역할은 어디까지일까.

과거 백화점의 경쟁력은 얼마나 좋은 브랜드를 입점시키고 얼마나 많은 상품을 판매하느냐에 달려 있었다. 하지만 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회장은 전혀 다른 방향을 선택했다.

물건을 더 많이 진열하는 대신 판매 공간을 줄이고 사람들이 머무를 공간을 늘렸다. 쇼핑하지 않더라도 찾아오고 싶은 장소를 만들겠다는 발상이었다.

그 결과물이 2021년 문을 연 더현대 서울이다. 그리고 서울에서 성공한 이 전략은 이제 부산으로 향하고 있다.

특히 더현대 부산이 들어설 곳이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라는 점에서 단순한 유통시설 하나의 출점을 넘어 도시 성장 측면에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35세에 그룹을 맡은 정지선, 처음에는 조용했다

1972년생인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비교적 이른 나이에 그룹 경영을 맡았다. 그의 초기 경영 스타일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표현은 ‘조용한 리더십’이었다.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전문경영인들에게 실무를 맡기고 그룹의 큰 방향을 결정하는 데 집중했다. 하지만 지난 20여 년의 결과를 살펴보면 정지선 회장은 현대백화점그룹의 사업구조를 상당히 크게 바꾼 인물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백화점과 홈쇼핑 중심의 기업에서 점차 다음과 같은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 패션 ,가구, 건자재, 식품, 화장품 소재, 복지 플랫폼, 매트리스, 면세사업..

한섬, 현대리바트, 현대L&C, 현대바이오랜드, 현대이지웰, 지누스 등이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에 들어왔다. 백화점을 운영하는 기업에서 의식주와 생활 전반을 다루는 ‘종합생활문화기업’으로 범위가 넓어진 것이다.

물건을 사는 곳에서 시간을 보내는 곳으로

더현대 서울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체류’다.

기존 백화점이 판매면적을 최대한 확보했다면 더현대 서울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대규모 실내 정원을 만들고 자연채광을 끌어들이고, 사람들이 걷고 쉬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간을 과감하게 늘렸다. 여기에 팝업스토어와 전시, 캐릭터, 식음료, 패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끊임없이 교체했다. 소비자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

“무언가를 꼭 사지 않아도 좋으니 일단 와서 시간을 보내라.”

이 전략은 성공했다. 더현대 서울은 개점 33개월 만에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당시 국내 백화점 최단기간 기록을 세웠다. 특히 기존 현대백화점 이미지와 거리가 있었던 20~30대 소비자를 대거 끌어들였다는 점이 중요하다. 과거 백화점의 핵심 경쟁력이 ‘어떤 명품 브랜드가 입점했는가’였다면 더현대 서울에서는 새로운 질문이 등장했다.

“이번 주말에는 무엇을 경험할 수 있는가.” 오프라인 유통의 경쟁 기준 자체가 달라진 것이다.

더현대 서울의 다음 실험은 부산

더현대 서울의 성공 이후 현대백화점그룹은 ‘더현대’라는 개념을 하나의 브랜드로 확장하고 있다.

그중 특히 주목해야 할 곳이 에코델타시티에 추진되는 더현대 부산이다.

더현대 부산에는 이른바 ‘더현대 2.0’ 전략이 적용될 예정이다.

기존 백화점과 아울렛, 쇼핑몰을 명확하게 구분하기보다는 각각의 장점을 결합하고 실내와 실외 공간까지 연결하는 새로운 복합쇼핑공간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즉 더현대 부산의 핵심도 단순히 ‘상품을 많이 파는 백화점’이 아니다.

쇼핑과 문화, 식음료, 휴식, 여가를 하나의 공간 안에서 경험하도록 만들어 소비자의 체류시간을 늘리는 것이 핵심이 될 가능성이 높다.

왜 하필 에코델타시티일까

이 지점에서 부동산을 바라보는 사람이라면 한 가지 질문을 해볼 필요가 있다.

왜 현대백화점그룹은 더현대 2.0의 중요한 거점으로 에코델타시티를 선택했을까.

에코델타시티는 완성된 상권이 아니다.

아파트 입주와 상업시설, 업무시설, 교통망이 순차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대규모 계획도시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새로운 상권과 생활권을 처음부터 만들어낼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더현대 서울이 기존 여의도 상권의 한계를 ‘목적형 공간’으로 극복했다면 더현대 부산은 신도시 성장과 함께 상권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또 다른 과제를 가지고 있다.

더현대 부산이 가져올 첫 번째 변화, 광역 방문수요

에코델타시티에서 더현대 부산을 중요하게 보는 가장 큰 이유는 외부 방문객이다.

아파트만 있는 신도시는 거주민 중심의 소비에 머무르기 쉽다.

하지만 대형 목적형 상업시설이 들어오면 도시 밖에서 사람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에코델타시티의 배후 생활권은 부산 강서구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명지국제신도시를 비롯해 김해, 장유, 창원 등과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더현대 부산이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라는 목적성을 확보한다면 에코델타시티는 거주민 중심 도시에서 광역 방문객을 끌어들이는 도시로 한 단계 변화할 수 있다.

두 번째 변화, 체류시간이 상권을 만든다

상권에서 중요한 것은 유동인구 숫자만이 아니다.

사람들이 얼마나 오래 머무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차를 타고 지나가는 1만 명보다 몇 시간씩 머물며 식사하고 카페를 이용하고 쇼핑하는 5천 명이 상권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더현대 서울이 증명한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방문 목적을 쇼핑 하나로 제한하지 않고 문화와 경험으로 확장하면서 체류시간을 늘렸다.

더현대 부산이 같은 효과를 만든다면 주변 상권에도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 음식점과 카페 수요 증가
  • 생활형 상업시설 확대
  • 문화·여가 소비 증가
  • 주변 상가 유동인구 증가
  • 근무 인구 및 일자리 확대

결국 핵심은 백화점 건물 하나의 매출이 아니라 주변으로 얼마나 소비가 확산될 수 있느냐다.

세 번째 변화, 에코델타시티의 도시 이미지

신도시에는 숫자로 계산하기 어려운 또 하나의 가치가 있다.

바로 ‘도시 이미지’다.

판교에는 테크기업이라는 이미지가 있고 센텀시티에는 신세계백화점과 벡스코, 문화·상업시설이 결합된 이미지가 있다.

에코델타시티 역시 앞으로 자신만의 이미지를 만들어야 한다.

수변도시와 스마트시티라는 기본적인 도시 콘셉트에 더현대 부산과 같은 대형 문화·상업시설이 결합된다면 도시 브랜드는 더욱 구체적으로 형성될 수 있다.

사람들이 “부산 강서구에 있는 신도시”라고 기억하는 것과 “더현대 부산이 있는 수변 신도시”라고 기억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더현대가 들어온다고 집값이 무조건 오르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한 가지는 분명하게 구분해야 한다.

대형 백화점이나 쇼핑몰이 들어온다는 이유만으로 주변 아파트 가격이 반드시 상승하는 것은 아니다.

부동산 가치는 하나의 개발호재가 아니라 여러 요소의 결합으로 결정된다.

에코델타시티 역시 마찬가지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다음 요소들이 실제로 얼마나 계획대로 진행되는가다.

  1. 아파트 입주와 인구 증가
  2. 더현대 부산을 포함한 상업시설 조성
  3. 업무·산업시설과 일자리 확보
  4. 도로와 광역교통망 개선
  5. 교육과 의료, 생활 인프라 확충
  6. 수변공간과 문화시설 활성화

이 조건들이 함께 완성돼야 에코델타시티의 자족기능도 강해질 수 있다.

따라서 더현대 부산은 집값을 올려주는 단순한 ‘호재’라기보다 도시 완성도를 높이는 하나의 중요한 퍼즐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정지선의 실험과 에코델타시티의 실험이 만나는 곳

정지선 회장이 지난 20여 년 동안 보여준 경영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안정적인 기업을 변화시키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백화점에서 패션과 리빙, 식품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고 더현대 서울에서는 기존 백화점의 공식 자체를 바꿨다.

물론 모든 투자가 성공했던 것은 아니다.

면세점은 오랜 적자를 겪었고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일부 인수합병 역시 아직 성과를 증명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현대 부산은 정지선 회장에게도 중요한 시험대다.

서울에서 성공한 경험형 오프라인 전략이 부산에서도 통할 것인지, 그리고 이미 완성된 대도시 상권이 아닌 성장 단계의 에코델타시티에서도 광역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에코델타시티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아파트가 늘어나는 것만으로 좋은 도시가 완성되지는 않는다.

사람이 살고, 일하고, 소비하고, 쉬고, 외부 사람들이 찾아와 시간을 보내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정지선 회장이 더현대 서울을 통해 보여준 철학은 결국 ‘사람이 오래 머무르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었다.

앞으로 더현대 부산이 성공한다면 에코델타시티에도 똑같은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단순히 물건을 사러 오는 곳이 아니라 하루를 보내기 위해 찾아오는 도시.

더현대 부산의 진짜 가치는 그 지점에서 판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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